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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리/코쵸우 시노부/그림/@obmt_is_min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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적녀/코쵸우 시노부/그림/love2451004@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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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우/코쵸우 시노부/그림/@Drow_row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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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시/ 코쵸우 시노부 /글 / @ne_si_S2

“나는, 코쵸우 시노부. 나는 귀살대의 충주.나는...”

새하얀 눈 위로 흐른 붉은 피들이 시간이 지나며 검어지고 있는 곳에 도착한 시노부. 날이 어두워질 즈음. 임무를 위해 들어간 산 속에서는 스산한 기운이 맴돌았다.

안쪽으로 한 발, 한 발 다가갈수록 피 냄새가 코끝에 닿고 있었다. 그러던 중 무언가 바닥으로 떨어지는 소리가 들렸다. 서둘러 소리가 들린 쪽으로 달려가자 한 혈귀를 둘러싸고 있는 귀살대원 들이 두려움에 떨며 도착한 충주를 보며 살 수 있겠다는 희망이 담긴 표정을 지었다.

하지만 몇 초 만에 혈귀에게 전멸했다. 혈귀는 마지막으로 쓰러트린 귀살 대원의 팔 하나를 집어 먹기 시작했다.

“몇 명의 사람을 먹은 건가요?”

“200명 정도는 먹었으려나.”

시노부는 표정 하나 바뀌지 않으며 검을 꺼냈고, 혈귀는 어이없다는 듯 웃기 시작했다.

“그런 작은 몸으로 뭘 하려고? “

“우리 사이좋게 지내보지 않을래요?”

“좋지, 대신 너는 내 뱃속에서 친해지는....”

혈귀가 비웃으며 눈을 한 번 감았다 뜨는 순간 혈귀의 시선은 시노부의 얼굴이 아닌 발에 있었다. 혈귀는 방심했다며 소리를 쳤지만 이미 몸에는 등꽃 독이 퍼져 조금씩 사라지고 있었다. 하지만 혈귀가 사라져도 스산한 기운은 사라지지 않고 점점 강해져 갈 뿐이었다. 한쪽에서 발걸음 소리와 함께 한 남성이 걸어 나왔다.

키부츠지 무잔·모든 혈귀의 정점에 선 자. 죽을 것이라고 직감한 순간 그의 입이 열렸다.

“혈귀가 되거라.”

시노부의 표정이 일그러지기 시작했다. 하나뿐인 가족인 언니를 잃고서는 한 번도 변한 적 없던 미소짓는 표정이 무잔의 등장 한 번으로 깨졌다.

차오르는 분노를 못 이겨 칼을 뽑아 들고 무잔에게 달려들었지만, 칼은 튕겨 나가고 무잔에게 목이 졸려서 죽을 위기의 상황이었다.

“혈귀가 되지 않는다면, 이 자리에서 넌 죽는다.”

혈귀에게 자신의 모든 것인 언니를 잃었는데 혈귀가 될 리 없다. 무잔이 무슨 생각인지 알 수조차 없지만 지금 살 수 있는 게 혈귀가 되는 방법뿐이라면 이 자리에서 혀라도 깨물고 죽으려 했다.

검을 쥐고 있던 손부터 반대쪽 손 그리고 양 다리와 눈 한쪽까지 무잔에게 당했고 숨도 제대로 쉬어지지 않아서 괴로운 상태였지만 시노부는 포기하지 않고 무잔에게 달려들었다.

조금이라도 아주 조금만이라도 무잔에게 상처를 줄 수만 있다면 아무 상관 없었다.  

이 모든 일의 원흉인 키부츠지를 죽일 수만 있다면. 하지만 일이 그렇게 쉽게 풀리지는 않았다.

더는 일어날 기력도 없었고, 몇 번은 죽었어도 이상하지 않을 공격을 받고 살아있는 게 기적이니까.

무잔은 끝난 거냐며 묻더니 자신의 손가락 하나를 베어 피를 흘렸다.

“모두 잊거라. 귀살대를 잊고 가족을 잊고, 혈귀가 되어 다시 태어나거라.”

보름달이 뜨는 날 귀살대 충주였던 코쵸우 시노부는 혈귀로 다시 깨어났다.

“인간을 먹는 것. 그것이 내가 할 일.”

보랏빛 머리에 나비 장식, 목 주변의 흉터들 그리고 억지웃음이 아닌 아무런 기억도 없는 웃음으로 시노부는 눈을 뜨게 되었다.

“나는 시노부. 인간을 먹고 살아가는 혈귀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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